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2022 국내외 직업 비교 분석을 통한 신직업 연구'에서 밝히는 신직업 중 의한협진코디네이터가 하는 일과 국내 해외현황, 전망 등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위 연구에서 신직업은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 우리나라에 없으나 외국에 있는 직업으로 국내 도입 및 활성화 지원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직업
- 국내에 새롭게 나타났거나 인지도가 낮은 직업(혹은 직무)이지만, 향후 시장 확장, 수요 증가, 환경 변화 등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직업
- 기존 직업으로 법․제도적으로 정립되지 않았지만, 종사자의 직업적 안정화 등을 위해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있는 직업
생성 배경
의․한협진(한・양방협진)은 한방과 양방이 각각의 특장점을 결합함으로써 국민건강을 도모하고, 경쟁력 있는 신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1971년 국내 최초로‘양・한방 복합진료시스템’이 경희의료원에 도입된 이후로 다양한 형태의 한・양방협진이 이루어져 왔다(정인숙 외, 2010).
2009년 1월 8일 의료법제 43 조의 개정으로 이종 의료인 간 상호고용이 허용되면서, 복수면허자의 면허 종별 의원급의료기관 개설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내에서 의사・한의사・치과의사 간협진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의료법 개정으로 의․한 협진의 제도적 기반이 구축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6년부터 의․한 협진 시범사업을 통해 본사업 추진여부 및 의한 협진 모형 등을 확정해 나갈 방침이다. 그간 3단계 시범사업을 마치고 4단계 시범사업이 2022년 시작되어 2024년 12월 말까지 75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편, 의․한협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협진의 주체인 의사와 한의사 간에 상호 이해와 협조를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선행연구에 따르면 이들 간에는 환자진료에 대한 상이한 접근법으로 인한 갈등이 상존하고 있으며, 상호 간의 인식과 이해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권영규와 이현지, 2006).
따라서 성공적인 의․한 협진을 위해서는 협진 주체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긍정적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원인력이 매우 필요하다 (유민희 외, 2011). 이들의 참여는 궁극적으로 환자인 고객의 협진서비스 만족도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의․한 협진이 본격적인 사업으로 진행될 경우 의․한 협진코디네이터의 사회적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수행직무
의․한 협진은 환자의 질환(건강상태)에 대하여 의사와 한의사가 서로 의료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하여 의과 또는 한의과 진료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의・한 협진모형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협진이 이루어진다.
- 협진의뢰의가 의․한 협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 (협진협력의 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협진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대해 환자에게 치료 계획을 설명한 후 동의를 받고, 협진협력의 에게 협의진료를 의뢰한다.
- 협진협력의는 의뢰를 받은 후 수립한 치료 계획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협진 내용(계획, 결과)을 협진의뢰의에게 회신한다.
- 협의진료는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 동일 날 수행함을 원칙으로 한다.
- 협진의뢰의는 하나의 상병에 대해서는 한 명의 협진협력의 에게 만 의뢰할 수 있다. 단, 기존 협의진료가 종료된 경우 1회에 한해 다른 협진협력의 에게 의뢰할 수 있다.
- 타 상병에 대해서는 기존 협진협력의 이외 다른 한 명의 협진협력의에게 의뢰할 수 있다.
의․한 협진코디네이터란 의한 협진의료인을 도와 협진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의․한 협진 4단계 시범사업 지침 운영매뉴얼(보건복지부, 2022)에 따르면 “협진코디네이터라 함은 협진 환자의 치료 상태의 확인, 추적관리, 진료상담, 통계 및 환자관리에 관한 제반업무를 전담 혹은 비전담으로 담당하는 자를 말한다.”로 적시하고 있다.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 상호 협진의뢰에 대한 환자상담 및 협진의뢰
- 협진의 절차, 방법에 대한 협의 및 안내
- 의․한 의료진과 협진의 절차 및 방법에 대한 중간 조력자 역할 수행
- 의․한 협진 연구 수행
- 의․한 협진 관련 의료인, 환자 교육
- 의․한 의료진 간 상호 이견의 조율
- 약물 상호작용 및 치료 상호작용의 모니터링 등
국내 현황
국내 “한・양방협진 코디네이터의 현황 및 발전방안” 연구에 따르면, 2009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한협진이 가능해진 이후로 주요 협진기관에 간호사가 중심이 된 협진코디네이터가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정인숙 외, 2010).
예를 들면 경희의료원 동서암센터에는 코디네이터가 상주하여 한・양방 임상연구를 하거나 진료 의뢰를 할 때 도와주는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동서 신의학병원 협진특화센터에서는 센터간호사와 별도로 코디네이터를 배치하여 협진과정을 지원하였다. 또한 국립의료원 한방진료부 한・양방중풍협진 센터에도 협진코디네이터를 배치하고 있으며, 운영방안에 협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협진 센터에 한・양방 협진코디네이터를 지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도 2008년 한・양방 협진체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주요 협진기관을 방문하여 원활한 협진을 위한 코디네이터의 활용이 강조됨을 확인하고, 중점 질환에 대한협진 프로토콜에 전문코디네이터를 활용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편 국내 구인공고를 통해 코디네이터 채용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검색한 결과 일부 양․한방코디네이터의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들은 양・한방협진 업무를 수행하고 병원의 일반적인 코디네이터 업무도 함께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식적인 사업이 시행되기 이전으로 주로 기존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거나 의료코디네이터 등 기존 인력이 업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현황
의․한협진 관련 제도와 정책을 비교할 때 주로 논의되는 국가는 중국, 대만, 일본 등이다. 그러나 국내 문헌에서 협진코디네이터의 해외 현황자료를 찾기 쉽지 않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국가차원의 비교에서는 대만의 사례가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의료전문직 간 별도 면허 및 별도 인력양성체계운영, 면허 업무영역의 배타성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직역 간 배타적 업무범위를 인정하면서도 상호 협력진료를 활성화하는 기제를 작동시키고 있다.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 한의학이 처한 상황과 상이한 특수성(복수면허 취득 용이, 총액예산제 기반의 보상, 입원 중의서비스 보험 불인정 등)이 있으나, 서의병원에서의 입원에 자연스럽게 중의행위를 결합하여 임상적 효과를 축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한 협진 시범사업」 은 건강보험 보상을 통한 인센티브로 유도된다는 점에서 중국보다는 대만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만이 의사-중의사 관계에서 비롯한 협진과정에서의 직역별 역할, 대상질환 선정, 건강보험 보상 규모 등은 우리나라에 선행하는 일종의 정책실험으로써 주시할 필요가 있다(윤강재 외, 2018).
활성화 방안
의․한 협진코디네이터의 직업화 및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협진코디네이터에 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일정 규모 이상(예: 500 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50 병상 이상의 한방병원)이 협진하는 경우 협진코디네이터 1인을 두도록 하는 법령 제정을 통해 의한 협진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관련하여 의과대학 병원과 한의과대학 한방병원이 협진을 수행하는 기관에서는 의・한 협진 코디네이터를 둘 경우 의료기관평가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정착시킬 필요성이 있다.
둘째, 인력양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역할과 자격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간호사를 활용한 인력양성을 제안할 수 있다. 의․한 협진코디네이터를 전문간호사로 육성하고 장기적인 면허성 자격 부여를 검토할 수 있다. 함께 일하는 의료인 간의 의견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매우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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