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2021 신직업보고서'에서 밝히는 신직업 중 공연미디어전문가가 하는 일과 국내 해외현황, 전망 등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위 연구에서 신직업은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 우리나라에 없으나 외국에 있는 직업으로 국내 도입 및 활성화 지원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직업
- 국내에 새롭게 나타났거나 인지도가 낮은 직업(혹은 직무)이지만, 향후 시장 확장, 수요 증가, 환경 변화 등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직업
- 기존 직업으로 법․제도적으로 정립되지 않았지만, 종사자의 직업적 안정화 등을 위해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있는 직업
생성 배경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에서데이터와 산업별 경쟁의 경계가 소멸되며 글로벌 경쟁 속 산업별 일자리 또한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는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4차 산업혁명위원회, 2019)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 게임 등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일컬어지며 이러한 기술들은 모든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융합(Convergence)되고 있다. 과학기술과 문화 예술 산업의 융합은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창의적인 창조경제를 만든다는 것이 지난 정부의 핵심 기조 중 하나였다. 이는 2012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관련 있는 콘텐츠를 엮어 새로운 사업으로 재생산한다는 방향성과 유사하고, 4차 산업혁명을 강조, 대비하는 현 정부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오고 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
공연예술 분야 안에서 과학과 예술 융합의 움직임은 전통 공연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관객들의 등장과 기존의 공연 예술장르를 벗어나 새로운 실험을 추구하는 전문예술가들이 증가하며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창조활동이 다양화되는 현실 속에서 공연예술분야에서도 가상현실, 인공지능, 게임, 빅데이터 등의 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실험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매체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콘텐츠에 적용,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필요성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최근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여 공연의 장르를 구분하기 어려운 탈 장르 형태의 융복합공연이 제작되고 있으며 특히 영상매체의 도입으로 기존의 전통 공연예술의 특징인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관객들로 하여금 좀 더 확장된 시공간을 공유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생동감 넘치는 스크린과 배우를 무대 위에서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하나의 언어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극예술이 존재한다.”(Robert Edmend Johns, 1941).
이처럼 공연 안에서 생동감 있는 배경으로 존재하던영상 프로젝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좀 더 확장되어 배우와 상호소통을 하거나 배우처럼 존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의 도입으로 새로운 공연예술을 추구하려는 시도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기존의 전통공연을 하는 전문가들과의 협업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과 사용 언어의 차이로 종종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행직무
공연미디어전문가는 새로운 미디어 기술들을 활용하여 공연(텍스트) 분석, 공연에 적합한 미디어 계획, 프로그램 설계와 구성, 디자인, 프로그램 운영 및 관리를 한다.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1) 공연 콘텐츠(텍스트)의 이해와 분석
2) 공연(극의 장면)에 적합한 미디어 기술 기획, 미디어를 활용한 장면연출
- 프로젝션 맵핑
- 홀로그램
- 실시간 인터랙티브 모션센서 인지 및 그래픽 접목 기술
-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3) 프로그램 설계와 구성
4) 공연 크리에이티브 팀들과의 협업
5) 디자인 및 제작
6) 공연 중 프로그램 운영 및 관리
각 공연 프로덕션의 규모에 따라 위의 수행업무를 세분화하여 별도의 담당자가 수행하기도 하지만 공연미디어전문가는 공연에 적용되는 미디어 전체를 총괄하는 감독으로 극, 장면에 대한 분석과 미디어 기술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공연의 콘텐츠에 따라 미디어가 우선시 되는 공연의 경우 공연미디어전문가는 미디어아티스트로 연출의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사용할 경우 미디어 기술팀과 공연팀의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기술직무뿐 아니라 창작적 요소를 포함하기 때문에 공연의 특성에 따라 혼합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공연은 여러 전문가가 모여서 한정된 시간 안에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공연의 총연출가와 더불어 시각파트를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팀 내(무대디자이너, 조명감독, 의상디자이너, 소품디자이너 등) 여러 전문가들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현황
국내 공연미디어전문가는 대부분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프로젝트별로 받는 임금의 편차가 크다. 보통 국내에서 공연미디어전문가는 영상감독이라는 타이틀로 참여를 하게 되는데 프로젝트 시작 시 공연 기획사와 계약이 이루어지며 디자인료, 자문,, 자문, 하드웨어 및 프로그램 설치의 업무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기획사로부터 받는다. 공연이 시작되어 마치는 기간 동안 보통 2~3회로 나누어 지급을 받으며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적게는 1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임금의 범위가 광범위하다. 또한 공연인력 구성이 인맥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 적은 비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으며 공연 전체 예산의 범위에 따라 임금도 달라진다.
공연미디어전문가가 프리랜서인 경우가 아닌 미디어 전문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업체와 공연기획사의 계약이 이루어지며 인건비(디자인, 자문, 장비장비 및 프로그램 설치) 항목과 장비임차 비용을 묶어서 한꺼번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공연의 규모와 전체 예산의 범위에 따라 임금이 크게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서 공연미디어전문가는 대부분 영상감독이라는 용어로 공연에 참여를 하며 주로 그래픽 영상에 한정된 콘텐츠를 제작한다. 국내 영상감독 및 영상 관련 스텝의 경우 방송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 인력들이 공연예술분야로 옮겨오거나, 예술 관련 전공자들이 전문 영상기술을 학습한 후 참여하는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영상연출, 프로그래머, 영상디자인, 촬영, 편집, CG, VFX, 오퍼레이터등 기술의 변화와 공연의 변화에 따라 직무의 분화와 진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공연미디어전문가를 위한 별도의 양성 교육기관은 없으나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관련 분야인 공연영상, 미디어아트, 영화 등 (국내 미디어 영상 관련학과 참고) 관련 전공자들이 졸업 후 공연에서 영상감독으로 활동한다.
무대 위 시각파트를 담당하는 무대디자인과, 조명디자인과 졸업학생들이 영상에 대한 별도의 프로그램 학습 후 공연에서 영상 디자이너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는데 적극적인 문화기술(CT)을 적용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최근 융복합형 콘텐츠에 대한 증가로 영상, 미디어아트, 영화, 시각예술 등 관련학과를 전공한 학생들이 공연예술로 넘어와 아티스트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나,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관련 일반 예술 전공자들이 졸업 후바로 공연미디어 작가로 공연에 참여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국내 공연문화예술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에서는 차세대예술인력 육성 및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다양한 창작 지원사업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문예위에서는 공연예술분야 현장종사자를 기획, 행정, 무대조명, 무대음향, 무대기계, 무대영상으로 나누어 운영하며 무대영상의 과정으로는 멀티 프로젝션과 입체 영상디자인을 교육하고 있다.
해외현황
미국은 과거 공연 안에서 미디어 전문가 역할을 하는 사람에 대한 용어가 불분명해 프로젝션 디자이너, 비디오 디자이너, 인터랙션 디자이너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였다. 2007년 미국공연예술가협회(The Unitesd Scenic ArtistsLocal USA829)에서는 프로젝션 디자인(Projection Design) 분야를 만들었고, 2010년이 되어서야 예일대 연극대학에서 프로젝션 디자인 석사과정(MFA)을 개설하였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통적인 연극계가 미디어 디자인이 미치는 역할을 영상 프로젝션에만 한정하여 좁게 정의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스턴 미시간 대학의 교수인 제로미는 미디어 디자이너라는 용어가 프로젝션 디자인보다 다양한 기술과 방법을 포함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미디어 디자이너로서 공연의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Jeromy Hopgood, 2018).
이에 미국에서도 기초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관련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각 대학에서 융합된 형태의 교육방식을 도입,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전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다학제적인 교육방식을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교(CalArts)는 미술전공 내에 개념적이고 혁신적인 실기를 강조하며 협동적인 학문프로젝트를 시행한다. 또한 시카고예술대학교의 경우 아트 앤 테크놀로지, 뉴미디어 홀로그래피 학과를 개설하여 다양한 전공 간 협력적 탐구를 지향하고 전공을 넘어 다양한 수업을 자유로이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한다.
유럽의 경우 1980, 1990년대부터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미디어를 도입하는 미술교육기관과 전공, 학과들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1979년에 세계 최초의 미디어아트센터로 설립된 ZKM(Center For Art and Media)을 중심으로 미디어와 예술 간 실험을 위해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미디어 미술관(Media Museum), 시각 미디어 인스티튜(Institute for Visual Media) 등의 기관을 설치하고 이들 간상호 작용 속에서 뉴미디어 교육이 나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독일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사회 구조의 변동의 흐름에 대응하고자 센터를 설립하여 학제 간 연구와 국제 심포지엄을 조직하여 미디어아트 실험, 연구,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임학순, 2005).
활성화 방안
공연미디어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쌓아가는 과정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고 개개인의 기량 향상은 작업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그에 동반되어야 하는 교육적 활동의 범위와 실행 또한 개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공연미디어전문가가 신규 직업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부, 학계, 산업현장에서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첫째, 전문 인력의 체계적 육성 방안을 위한 체계적 교육시스템을 마련하여야 한다.
미디어 기술발전으로 인한 공연예술 변화에 적합한 교육을 위해서는 융합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학의 융합교육이 가능한 1인 교수자체제의 교육은 사실상 전문성 등의 문제로 융합교육 시도의 어려움이 있다. 또 대학 내 학문 간 연계된 프로젝트성교육과정 및 교수법의 변화 또한 시도가 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 학문적 융합교육 시스템 구축이 힘든 여건이다(박진원, 김가은, 2019).
공연콘텐츠를 정확히 이해하고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을 위해서는 융합 관련 학과의 개설을 통해 다양한 교과운영과 강의, 기자재 구축 등의 환경이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 여러 관련학과를 융합하며 이해해야 하는 전문가의 양성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학계에서는 변화하는 기술의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여 현장과 학교를 잇는 산학협력체계교육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원을 통해 공연미디어전문가 양성에 기여해야 한다.
「문화예술진흥법」(법률 제8852호) 제6조와 공연법 제3조 2항에 근거하여 공연예술 전문인력 양성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시설의 전문적 운영서필요한 기획 관리 전문 인력의 양성에 노력하여야 한다.’ 규정하고 있다. 「공연법」에 언급되어 있는 공연기술 스태프의 분류에서도 무대, 조명, 음향 외에도 공연미디어 관련 전문가에 대한 용어를 삽입할 필요가 있다.
1) 융복합 공연제작에 따른 미디어 실험 비용 지원, 기존에 있는 융복합 콘텐츠 관련 사업에 대한 다양한 방안 마련 등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2) 융합교육비 등의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용어통일 등 직업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산업현장에서도 공연미디어전문가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호칭을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 공연 영상감독, 영상디자이너, 프로젝션디자이너로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영상에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에 적극 활용함에 따라 좀 더 확장된 개념의 용어를 선택하여 적용, 통일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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