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때 사용하는 축문 뜻과 쓰는 법, 지방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점차 사라져 가는 제례 의식이 되어 가고 있지만 우리의 전통을 안다는 느낌으로 살짝 짚어가 보면 좋겠습니다.
축문이란?
축문이란 제사를 받드는 자손이 제사를 받는 조상에게 제사의 연유와 정성스러운 감회, 그리고 간략하게나마 마련한 제수(제사음식)를 권하는 글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제사에서 지방을 붙이면 축문을 읽는 것이 원칙이라는데, 축문의 내용은 그 제사를 지내게 된 이유를 ‘언제’,‘누가’,‘누구에게’,‘무슨 일로’,‘무엇을’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제사를 받아 달라는 이야기로 이루어집니다. 돌아가신 분에게 편지를 쓴다고 생각하시면 쉬울 듯 합니다. 여기서 기제사라는 건 해마다 사람이 죽은 날에 지내는 제사를 의미합니다.
한문으로 된 축문은 함축된 뜻이 깊어서 한글로 다 표현이 쉽지 않아, 한문으로 된 축문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하고,한문으로 된 축문은 모두 합쳐 70여 자의 글자이어서 어려울 수도 있으나, 베껴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축문의 규격은 가로 24㎝, 세로 36㎝의 깨끗한 한지에 쓰며, 벼슬이 있을 때의 호칭은 지방을 쓸 때와 같고, ‘學生’대신에 ‘관직명’을, ‘孺人’대신에 ‘貞敬夫人’등을 씁니다.
독축은 초헌(初獻)때 읽는 것이 원칙인데, 독축이란 축문을 읽는 것을 뜻하고, 초헌이란 제사 때 처음 술을 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명절에 지내는 차례에는 축문을 쓰지 않습니다.
축문 쓰는 법
축문의 구성
축문은 아래와 같은 양식으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축문의 뜻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유(維) : ‘이제’라는 예비음 입니다.
- 세차(歲次) : 해의 차례가 이어 온다는 뜻. 유세차(維歲次)는 축문의 첫머리에 쓰는 문투입니다.
- 간지(干支) : 간지는 제사 지내는 해의 태세(太歲: 그 해의 60 甲子干支)입니다. 甲子년이면 甲子라 씁니다.
- 모월(某月) : 제사날을 따라 쓰며 제사달이 정월이면 正月 2월이면 二月이라 씁니다.
- 간지삭(干支朔) : 제사달의 초하루라는 뜻으로 제사달의 초하루 일진을 씁니다. 예를 들면 초하루 일진이 己亥면 己亥朔 이라 씁니다.
- 모일(某日) : 제사날을 쓰며 제사날이 15일이면 그대로 十五日로 씁니다.
- 간지(干支) : 그 제사날의 일진을 씁니다. 예를 들어 15일이 제삿날이고 15일의 일진이 甲子면 甲子라 씁니다.
- 효자(孝子) : 효자(孝子)는 부모(父母)기제(忌祭)에 맏아들이라는 뜻이고,
- 효손(孝孫)은 조부모(祖父母)기제(忌祭) 일 때 맏손자라는 뜻이고,
- 효증손(孝曾孫)은 증조부모(曾祖父母)기제일 때 쓰며 맏증손자라는 뜻입니다.
- OO : 제주의 이름을 씁니다.
- 감소고우(敢昭告于) : 감소고우는 아내에게 감(敢)자를 쓰지 않고 소고우(昭告于)라 쓰고 아들에게는 감소(敢昭)를 쓰지 않고 고우(告于)라 씁니다.
- 현고(顯考) : 현고는 아버지의 기제일 때 쓰고 어머니의 기제에는 현비유인(顯비孺人)이라고 쓰고
- 현조고(顯祖考)는 할아버지 기제일때 쓰고 현조비유인(顯祖비孺人)은 할머니 기제일 때 씁니다.
- 망(亡)은 손아래의 기제일 때 쓰고 부인일때는 망실(亡室)또는 고실(故室)이라고 씁니다.
- 학생(學生) 또는 처사(處士) : 고인의 관직이 없을 때 학생 또는 처사라 쓰며 고인이 관직을 가졌을 때는 고인의 관직을 그대로 씁니다.
- 부군(府君) : 높여서 하는 말입니다.
- OOO : 본관과 성을 씁니다.
- 세서천역(歲序遷易) : 해가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 휘일부림(諱日復臨) :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뜻입니다. 아랫사람의 기제사에는 망일부지(望日復至)라 씁니다.
- 추원감시(追遠感時) :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생각이 난다는 뜻입니다.
- 호천망극(昊天罔極) : 흠모하거나 공손함이 클 때만 쓰되 부모의 경우에만 씁니다.
- 불승영모(不勝永募)는 조부 이상의 경우에 쓰는데 뜻은 '길이 흠모하는마음 이길 수 없나이다'의 뜻입니다.
- 불승감창(不勝感愴)은 남편과 백숙부모의 경우에만 쓰는데 가슴 아픔을 이길 수 없다는 뜻이며
- 불승비고(不勝悲苦)는 아내의 경우에, 정하비통(情何悲痛)은 형의 경우에 쓰며 심훼비염(心毁悲念)은 아들의 경우에 씁니다.
- 근이(勤以) : ‘삼가’라는 뜻입니다. 아내와 아랫사람에게는 자이(慈以)라 씁니다.
- 청작서수(淸酌庶羞) :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 공신전헌(恭伸奠獻) : 공경을 다해 받들어 올린다는 뜻입니다.
- 상향(尙饗) : ‘흠향하십시오’의 뜻입니다.
축문 예시
부모님께 바치는 축문 예시를 한번 보겠습니다.
한글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세차 정유년 칠월 초나흘
소자 □□(이름) 는
돌아가신 아버님(어머님)께 고하옵니다.
해가 바뀌어
아버님(어머님) 돌아가신 날을 다시 맞아
지난 옛날을 생각하니
그 은혜 하늘처럼 높고 넓어
헤아릴 길이 없사옵니다.
삼가 맑은 술과 몇 가지 음식으로
정성을 다하여 제를 드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지방 쓰는 법
지방은 신위(神位), 즉 죽은 이를 표상한 초상화나 위패 등의 하나입니다.
붙인 종이라는 뜻인데 본격적인 신위인 신주나 위패는 원래 나무로 만들며 평소에는 사당에 모셔야 하나나 대부분의 가정으로서는 사당의 건설/유지가 쉽지 않으므로 제사 전에 만들어 쓰는 1회용 신위인 지방이 흔히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제사 직전 사자의 이름, 관직 등을 종이에 적어 제작하고, 제사 후에 태워버리는데, 중국은 송나라, 한국에서는 조선 초기부터 사용되어 왔다고 합니다.
제사를 지낼 때 부모 한쪽이 생존해 있을 경우는 단독으로 지내니 지방에도 한 분만 쓰지만, 두 분 다 돌아가시면 같이 지내므로 지방에 부모를 같이 쓰게 됩니다. 이때 오른쪽에 어머니의 신위를 쓰고 왼쪽에 아버지의 신위를 씁니다.
지방 쓰는 예시를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 우리나라 전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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